주황색 마을
산은 사실 단순하여 많은 답을 해주지 않았지
그러니
그곳에 살거나 다녀온 사람들은
한도 끝도 없이 범상해지지 못했다는 옅은 죄를 지어
상당히 쓸쓸해지는 벌을 받았다
난 어느새 죽어 날 가두었고
난 어느새 살아 날 가두었네
갈증을 풀려면 구름 속 구름으로 들어가면
나는 어느새 살아서 날 미워하고
난 아무 말도 없이
내 목을 만지며
노래여야 할 노래를 이미 지어 부르고 있네
번뜩일 주황색
이내 부끄러워 지나친
역전 광장의 비둘기
난 가물거나 저물어
시대를 말하지
그댈 가릴 주황색
플랫폼 위 회색 새
속삭임 목소린 이내
메아리에 묻혀 저물었다
오래된 예식장에는 보험회사들이 자리잡아
메아리 속에 메아리를 지었고
오래된 시장은 떡볶이 가게가 있던 시장은
천막과 현수막과 쇠파이프로 가려진 채
자본과 사람을 기다리지
그들이 아는 사람이었을 때는
역 앞에서 담배와 현금을 구걸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 딱 얼굴만을 기억하는 상황에서 다시 만날 때는
반가운 티를 내면서
하해와 같은 반가움과
약간의 역겨움으로
현금이 없는 미안함으로
손님이 없는 찻집에서
사장과 그의 딸이 학교숙제를 가지고
세상을 잃은 듯한 고함으로 싸움을 하고
씨발, 엄마는 왜 그 지랄이지?
나는 일기를 쓰기 싫은 걸?
저기 저 아저씨도 아는데
숙제는 씨-발
개좆같은 거잖아
그치?
그럼 다시 나는 눈을 감고 산에서는
메아리를 만들 때
화를 내는 것처럼
비가 오고
비가 좀 많이 오고
시장에 사는 사람들이
다시 어느 시장으로 쫓겨나거나 하는 시점에
딸이 사실 일기가 괜찮은 수단의 거짓말 거리라는 것을 알 때쯤에
건물이 눈에 익기 시작한다
낙서들이 기억나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발가락이 으스러져
오른쪽 발가락이 하나도 없는 비둘기는
어딘가를 노려보며
헥헥대면서
예전에 지나친 전문대의 정문에 등을 기대며
머리가 사실 살짝은 아픈 채로
저기 저 씨발
오늘 뭐하세요
답해보세요 오늘은 또
어디서 나를 가두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