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사接寫
파렴치한 아침과 오후쯤 나는 말하는 나를 보았다
말하는 나는 카메라들이 보낸 얼굴들 또한 본다
그렇게 우린 각자 코가 삼척인 채로
운이 좋게 살거나
그런 말조각을 이어붙이거나
운전하는 사람을 옆에 두고 잠을 자거나
헛구역질을 한다 마음대로 폐허를 탐구하거나
늙은 여자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옆에 앉아 있는 너는
허리를 굽히지 말고
그래 저 지평선을 바라보며 살 곳을 찾으라 하면
서울 내지 기타 등등의 한국에서 지평선을 보는 게 쉬운 줄 아냐며
빙글거리며 웃을 테다
너는 평원에서 오지 않았어
김제나 나주같은 곳에서 오지도 않았지
당신 말에서는 산냄새가 나
가문의 선산先山의 냄새가 나
그 곳에선 아무도 평야의 말을 쓰지 않아
그 카메라 내놓으세요, 할머니
오늘도 파렴치해지고
각자 코가 삼척인 채로
현금을 셀까요?
야트막한 산과 언덕과 달동네 굴다리와 민자역사民資驛舍
대로 변 숨겨진 곳에서
카메라들이 보낸 얼굴들을 보면서
사실을 덜 깬 잠을 자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