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불을 끄면 산과 산 위로 놓인 남양주로 가는 길과 남양주로 가는 사람들이 남기곤 했던 데스마스크들이 매장되어 있는 언덕이 있고 데스마스크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 데스마스크를 보러 왔다 신도시에는 사람들이 사는 데도 사람들의 밀도가 부족하거나 건물의 층수가 부족하거나 소음이 부족하거나 하여 신도시에 살기가 싫어진 사람들은 야경을 축조하곤 했다

 

불을 끄면 야경 가운데서 들리는 소리들에

식은땀을 흘리고 신음할 시간

길을 잃는 것과

데스마스크를 씌우는 것

 

종이를 펼치면 종이의 누렇게 바랜 정도에 따라

서로의 경중이 나뉘고

 

아침의 해변의 푸른색 입김과 불을 끄면 보이는 야경

야경 위에 올라탄 경비원들의 허리를 넘겨다보면

 

“할머니 오늘은 코감기에 걸렸어요 약은 알약이 좋아요 가루약은 쓰거든요”

 

하며 자전거에 올라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어린애가 있고

 

어린애가 그날 밤 눈이 붉은 눈으로 가져다 준 사진에는 녹슨 철길의 웅덩이에 비친 얼굴에 쓰여진 낙서,

 

“가루약은 쓰거든요”

 

새로운 도시의 고양이는 목에 작은 종을 찼고 종은 밤에 붉게 빛났다

 

철과 석회로 짓고 있는 건물은 낮에도 신음하여 해가 질 때 사진기를 들어 야경을 담았다 가루가 된 마당에서 고양이는 주저앉은 채

 

“엄마, 요즘은 데스마스크에 얼마가 들까요”

 

내가 그것도 몰라서 미안하고 내일은 그것마저도 알아서 미안해 웅덩이에서 대체 무엇을 본 거니 우리의 야경에는 별들을 위한 공간은 없었는데

 

이미 불은 꺼졌는데 우리네 작은 머리론

해변에서 뿜곤 하는 입김만 기억한단다

 

황동색 가면에 푸른 김이 서리기 시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