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의 국적

 

다섯 번 정도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무너지고 있는 집과

마른 들풀이 있는 곳들을 움직이는 채 하면서 움직이다 보면

 

우리 열찬 어디론가 도착할 것이다

 

모든 이미지는 접사로,

날거나

떨어지거나 그만 목표를 놓쳐버리던가 아님

이곳은 광장이었나요 아니면 궁한 자들의 다락이었나요 뭐라도 되었다면요

 

오늘과 어제 그리고 작금의 세월은 낡은 전신주들의 시대 혹은 그러할 뿐인 시절

 

모든 감정은 세습되거나 선출되고

모든 분위기는 떫은맛입니다 그래서

 

떫은 것들만이 남은 들녘에서도

능선을 따라 공손하게 맞절을 해요

신사라 불러주실래요?

 

신사들, 아가리들, 속절없는 석고대죄를!

 

내일 우린 몇 마디나 걸을 수 있을까요, 들풀은 말라버렸는데

 

환하게 켜진 가로등,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가죽.

지겹게도 어느새 혹은 불현듯이

다락은 넓게 트여

해거나 등이거나 하는 빛들은 까까머리를 비추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