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해가 길어 밤이 귀한 여름에

공복에 먹은 저녁을 토해냈다

잠에서 깨어나도

여전히 하늘은 밝았고

해가 지고서야 떠난 산책

가로등과 가로수가 번갈아 서 있고

호수 앞 벤치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 우연을 운명이라 발음해서

지금 홀로 앉아 있구나

 

가능하다면

해가 뜨질 않길

서둘러 잠을 청했다